317-1 새해 기도
박수만이 박수박수
지난 세월 동안
헐벗고 아무것도 없든
대한 동산에
푸르름 이 덮혔습니다
내 손으로 심엇던 나무들이 다 컷습니다
새해는 잔잔히 흐르는 강물 처럼
그위에 안개 김이 모락 모락 피어나는
봄날 처럼 평온한 한해가 되게 하소서
새악씨들 들마다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이는
집집마다 아기의 웃음소리가
평화롭게 하소서
그아이가
총을 잡는 일이 없게 하소서
전쟁은 텔레비전 에서만
구경하게 하소서
산채로 짐승들이
흙 구덩이에 들어가는 일이
제발 없게 하소서
대통령이 한가로히
건강운동에 마음쓰게 하소서
시인들이 아름다운 시를 찾아
여행을 다니게 하소서
거리에 쏟아져 나온
백성들의 걸음 걸이가
우아 하고 노숙하고 점잖케 하소서
노숙자 들이 낭만을 찾아
즐거운 여행을 하게 하소서
제발 데모 좀 안하게 하소서
그것은 국회부터 이옵니다
병원이 텅텅 비어 의사들이 할 일 없게 하소서
앉으나 서나 서로서로가 사랑하는
부부들이 되게 하소서
젊은이를 서로 자기 사람 만들려고
서로 끄는 세상 되게 하소서
새해 를 맞으며
사랑하며 살아도 남은 세월은 너무 짧습니다
24 설 날
박수만이 박수 박수
몇일 전부터
맛 있는 음식 만들어 놓고
자식들 오기만 을 기다린다
간 밤에 눈 이 왔다
추었다
얼었다
화면을 보니
차가 서 있다
새벽에
;꼼짝 말 라;
전화 를 하고
안절 부절
밖으로 나왔다 들어갔다
해가 떠 양 지는 녹이는데
먼 큰길 에는 차들이 다니는데
그래도 혹시
밖에 나가 서 있었다
늦게야 모두들
아 ....
그냥 껴 안 았다
벌 써 가는가
모두들
돌아 가는가
우리
둘만 남겨 놓고
아름 다운 이름 박수만이 박수 박수
사랑하며 살아도 남은세월은 너무 짧습니다
산넘어 남촌에는
박 재 란
박수만이 박수 박수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기에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아 아 꽃이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기에
저 하늘 저 빛깔이 그리 고울까
아 아 금잔디 넓은 벌엔 호랑나비떼
버들가지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사랑하며 살아도 남은 세월은 너무 짧습니다